“아픈 역사, 함께 어루만졌으면”
“고국을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살지만 한국의 뿌리를 가진 한인들이 한국의 역사를 바로 알리고 두 나라 사이에서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준다면 더 늦기 전에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권과 명예를 회복시키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2일) 오후 7시 스코키 퍼포밍 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연극 ‘봉선화’의 주역들인 세종문화회관 박인배 사장, 서울시극단 김혜련 단장, 주인공 배문하 역의 강신구, 배수나 역의 최나라 단원이 1일 본사를 방문, 시카고 공연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지난 29일 열린 LA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날 오전 시카고에 도착한 김혜련 단장은 “연극 ‘봉선화’는 전세계 사람들이 전쟁, 성폭력을 없애기 위해 무조건 한번씩은 꼭 봐야하는 연극”이라며 “LA 공연 후 많은 한인이 가슴이 먹먹해서 한동안 말을 하지 못하셨다. 연극 ‘봉선화’를 통해 관객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보람차다. 위안부 문제는 과거가 아닌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문화회관 박인배 사장은 “나에게 연극 ‘봉선화’는 볼 때마다 눈물이 흐르는 역사다. 단순히 연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위안부 문제 더 나아가 전 세계 여성 인권 등의 의미가 있는 연극이 되기를 희망한다. 연극하는 사람들은 박수를 먹고 산다는 말이 있듯이 이렇게 중요한 주제를 다룬 이야기로 무대에 오르는 서울시극단에 큰 박수로 격려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작가 윤정모의 소설 ‘에미 이름은 조선삐였다’를 원작으로 재창작된 연극 ‘봉선화’는 과거 위안부로 끌려갔던 한 여인의 인생역경을 그린 작품으로 주인공 배문하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조센삐였던 어머니(순이)의 기억들을 회상하며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배문하 역의 강신구 단원은 “한국에서 가진 50여회의 무대보다 LA 공연 마지막 신에서 감정이 벅차올라 펑펑 울었다”며 “한국 연극이 이렇게 미주 공연을 갖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고국을 떠나 멀리 사시는 한인 분들 앞에서 공연을 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봉선화’를 통해 고국의 향수, 과거의 아픔 그리고 조국의 역사, 가족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배수나 역의 최나라 단원도 “‘모르는 게 약이다’가 아니라 ‘아는 게 힘이다’고 생각한다. 이 연극은 반드시 알아야되는 내용을 이야기한다. 떨어져있어도 하나됨을 느낀다. 가까이 하지 못하는 먹먹한 역사의 아픔에 관심가져주시면 무대에 오르는 사람으로서 매우 행복할 것 같다”고 많은 참여와 성원을 기대했다. 연극 ‘봉선화’는 오늘(2일) 오후 7시 스코키 퍼포밍 아트 센터(9501 Skokie Blvd. Skokie, IL 60077)에서 열린다. 김민희 기자 minhee0715@joongang.co.kr